선천성 고관절 탈구는 주로 여자 아기에게 발생하며,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선천성 고관절 탈구의 원인, 증상, 진단 및 예방 방법에 대해 알아보세요.
선천성 고관절 탈구란?
선천성 고관절 탈구(congenital dislocation of hip)는 출생 전이나 출산 후 발육 과정에서 고관절이 탈구된 상태를 말합니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흔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천성’이란 용어가 붙지만, 출생 직후에 탈구가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원래 불완전한 상태의 관절이 아기에게 잘못된 자세나 행동(예: 아기를 안는 법이나 기저귀를 채우는 방법 등)에 의해 서서히 탈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고관절 탈구를 ‘발육성 고관절 형성불완전’이라는 용어로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이에는 고관절의 모양이 불완전하거나 탈구 직전 상태인 ‘아탈구’를 포함하기도 합니다. 탈구를 방치하면 고관절 연골이 마모되어 변형이 생기고, 결국 변형성 고관절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원인
고관절을 받치는 ‘관골’의 형태가 얕아서 탈구가 발생하기 쉽고, 관절의 움직임 방향은 정상적이나 관절이 느슨해져 과도하게 움직일 수 있는 관절 이완성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역아(골반위 분만)로 태어난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고관절 탈구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외부적인 원인으로는 고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꽉 끼는 기저귀 착용이나 한쪽으로 몸을 자주 기울이는 자세 등이 있습니다. 1970년대 이전 일본에서는 다리를 강제로 펴는 형태의 천 기저귀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신생아 100명 중 2~3명이 고관절 탈구를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고관절에 부담을 적게 주는 종이 기저귀가 주로 사용되고, 올바른 아기 안기 방법이 보급되면서 발병률은 1,000명 중 1~3명으로 낮아졌습니다.
증상
선천성 고관절 탈구의 외형적인 증상으로는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 보이거나, 허벅지 주름과 엉덩이 모양이 비대칭인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다리를 굽히고 고관절을 벌렸을 때 탈구된 쪽의 고관절이 충분히 벌어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아기의 경우, 허리가 과도하게 굽거나, 탈구된 쪽 다리로 서면 반대쪽 골반이 내려가는 ‘트렌델렌버그 징후’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자세나 걷는 방식에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고관절 탈구는 대개 통증을 동반하지 않으며, 기저귀를 갈 때 다리가 잘 벌어지지 않거나, 혼자 걸을 때 걷는 방식에 이상이 있는 것을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및 진단
선천성 고관절 탈구는 보통 생후 3~4개월의 영아 건강 검진에서 의사가 그 징후를 확인합니다. 이때 다리의 움직임, 길이 차이, 허벅지 주름, 엉덩이 모양 등을 육안으로 검사하고, 고관절을 만진 상태에서 다리를 움직이며 ‘쿡’하는 특유의 소리가 나는지 확인하는 ‘클릭 테스트’를 통해 진단합니다. 그러나 진찰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보다 정확한 상태 확인을 위해 엑스레이 검사나 초음파(에코) 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특히 초음파 검사는 고관절의 움직임을 쉽게 관찰할 수 있고,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적어 우수한 검사법으로 평가됩니다.
치료
선천성 고관절 탈구 치료에는 ‘리멘뷰겔법’이라는 특수한 장치를 사용하여 고관절을 항상 90도 이상 굽힌 상태로 유지하는 방법이 일반적입니다. 이 방법으로 대부분 개선이 되지만, 효과가 없을 경우 기계로 다리를 잡아 당기는 견인 치료나, 전신 마취 후 탈구된 관절을 손으로 바로 잡는 치료, 또는 탈구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1세 이상에서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을 통해 개선이 되어도, 관골이 얕은 경우나 탈구가 재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 치료 후 장애가 남을 수 있는 경우에는 보정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술로는 골반의 뼈를 잘라서 관골 형성불완전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퇴골의 끝 부분을 절제하여 각도를 변화시켜 고관절에 맞는 형태로 고정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히 선택됩니다.
예방 및 치료 후 주의사항
고관절이 자유롭게 굽혀지지 않고 강제로 펴지는 상태는 좋지 않으므로, 꽉 조이는 옷이나 강제로 다리를 펴는 천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종이 기저귀도 적절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기를 안을 때는 ‘코알라 안기’라 불리는 정면에서 아기를 안는 자세가 좋으며, 다리를 굽히지 못하게 하는 옆으로 안는 베이비 슬링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한쪽으로 자주 몸을 기울이는 습관이 있는 아기는 반대쪽에서 말을 걸거나, 타올 등을 이용해 기울어진 방향의 머리와 몸을 살짝 올려주는 등의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