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혈압이 갑자기 상승했다면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 글에서는 임신성 고혈압과 자간전증의 경고 신호를 비롯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증상, 검사, 치료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임신성 고혈압이란?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20주 이후부터 출산 후 12주 이내에 혈압이 140/90mmHg 이상으로 상승하지만 단백뇨는 동반되지 않고, 출산 후 12주 이내에 정상 혈압으로 회복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임신 전 혈압이 정상인 여성에서도 임신 중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출산 후 경과를 관찰한 뒤에야 확진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에 단백뇨와 부종이 동반되면 자간전증(임신중독증)으로 분류되며, 여기에 경련까지 발생하면 자간증으로 분류됩니다. 2018년 이후에는 단백뇨가 없더라도 간 기능 장애, 신장 기능 저하, 신경학적 이상, 응고 장애, 태아 성장 제한 등의 소견이 있으면 자간전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산부 약 2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과거에는 임신중독증으로 통칭되었습니다. 특히 임신 32주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인
임신성 고혈압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태반 혈류 이상과 산모의 체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반에서 비정상 물질이 생성되면 전신의 혈관 내피세포 기능 장애가 발생해 혈관 수축, 체액 누출로 인한 전신 부종, 단백뇨, 혈액 농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증인 경우 다발성 장기 손상이나 파종성 혈관내 응고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험 요인으로는 초산, 고령 임신(특히 40세 이상), 비만, 다태임신, 가족력, 과거 임신성 고혈압 또는 자간전증 병력, 당뇨병, 만성 고혈압, 신장 질환, 인슐린 저항성, 포상기태 등이 있습니다. 자간전증은 인간에게만 발생하는 임신 특이 질환으로, 임신 초기 태반 형성이 불충분해 혈류 공급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임신성 고혈압의 증상
임신성 고혈압은 보통 임신 20주 이후 발생하며, 임신 후기로 갈수록 위험이 증가합니다. 서서히 진행되기보다는 갑작스럽게 발생해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 산전 검진에서 혈압 상승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환이 진행되면 지속적인 두통, 시야 흐림이나 시력 장애, 상복부 불편감, 급격한 체중 증가, 얼굴·손·발의 부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심한 경우 경련, 뇌출혈, 폐부종, 간·신장 기능 장애, HELLP 증후군, 태반 조기 박리, 태아 성장 제한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이고 심한 두통
주당 1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증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갈비뼈 아래의 심한 상복부 통증
얼굴, 손, 발의 심한 부종
검사 및 진단
모든 임산부는 혈압 측정과 소변 검사를 포함한 정기 산전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안정된 상태에서 최소 6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이상 혈압을 측정해야 합니다.
단백뇨는 24시간 소변 검사를 통해 하루 단백 배설량이 300mg 미만인지 확인합니다.
고혈압에 단백뇨가 동반되면 자간전증으로 진단하며, 혈액 검사를 통해 혈소판 수치, 간 효소, 신장 기능 등을 평가합니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입원이 필요하며, 두통, 시야 장애, 상복부 통증, 체중 변화 등을 면밀히 관찰합니다. 태아 상태와 양수량은 초음파나 비수축 검사(NST)를 통해 반복 평가하며, 경우에 따라 MRI 등의 추가 검사가 시행될 수 있습니다.
치료
임신성 고혈압과 자간전증의 근본적인 치료는 분만입니다. 이들 고혈압성 질환은 임신으로 인해 발생하므로 임신이 종료되면 대개 호전됩니다. 다만 만삭 이전에 자간전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조산에 따른 태아의 위험과 산모 상태의 중증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만 시기를 결정합니다.
증상이 경미하고 혈압이 안정적이라면 충분한 휴식과 활동 제한 하에 가정에서 경과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매일 태동 확인과 소변 단백 검사를 시행하며, 주 2회 이상 병원 방문이 필요합니다. 통증, 합병증 발생, 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합니다.
중증인 경우 혈압 조절을 위해 항고혈압제를 사용하고, 자간증 예방을 위한 약을 투여합니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혈소판 감소, 간 효소 상승, 폐부종, 신장 기능 저하, 지속적인 두통이나 시야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분만 또는 제왕절개를 고려해야 합니다. 일부 환자는 출산 후에도 고혈압이나 단백뇨가 지속될 수 있어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예방 및 치료 후 관리
현재 임신성 고혈압을 확실히 예방하는 방법은 명확히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임신 전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임신 중 과도한 체중 증가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위험군에서는 임신 중기 이후 저용량 아스피린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 하에 시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임산부는 정기 산전 검진을 성실히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신장 질환 등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임신을 계획하기 전 충분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임신성 고혈압을 경험한 여성은 출산 후에도 대사증후군이나 신장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출산 후에도 식이와 생활습관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